엔비디아 한마디에 ‘AI 냉각 수혜주’ 급제동
모딘 매뉴팩처링(Company Name: MODINE MANUFACTURING CO: MOD) 주가가 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8.02% 하락한 119.68달러로 마감했다. 시가총액은 하루 새 약 4억6782만달러(약 6,550억원) 증발하며 63억달러(약 8조8,000억원) 수준으로 줄었다. 전날까지 이틀 동안 누적 낙폭은 15%를 웃돌며, 지난해 하반기 강한 상승세를 이끌었던 ‘데이터센터 냉각 수혜주’ 기대에 급제동이 걸렸다.
직접적인 촉매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루빈(Rubin)’ 시스템 발언이다.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루빈 시스템이 물 냉각 없이도 구동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자, 물·공조 기반의 데이터센터 냉각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 전반으로 확산됐다. 이 코멘트 이후 6일 정규장부터 데이터센터 냉각·HVAC 관련 종목이 일제히 매도 압력을 받았고, 모딘 역시 7% 안팎 급락으로 5개월 만의 저점과 200일 이동평균선을 동시에 하향 돌파했다.
‘AI 데이터센터 장기 성장’ vs ‘냉각 패러다임 전환’의 충돌
아이러니하게도 모딘은 바로 이 데이터센터 냉각 시장을 미래 먹거리로 삼아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온 대표 기업이다. 회사는 최근 수년간 Airedale by Modine 브랜드를 앞세워 데이터센터용 공조·액체 냉각 솔루션을 확대해 왔고, 클라우드·AI 인프라 증설에 힘입어 해당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40%를 웃도는 성장세를 기록했다. 다만 설비 증설과 신제품 라인 투자로 기후솔루션 부문의 마진은 21%에서 16%대로 내려앉는 등, 단기 수익성 희생이 이미 진행 중이었다.
지난해에는 북미 데이터센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1억달러(약 1,400억원) 규모의 설비투자 계획을 발표했고, 그 일환으로 위스콘신주 프랭클린에 신규 생산시설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회사는 이 투자로 2028 회계연도에 데이터센터 관련 매출을 20억달러(약 2조8,000억원) 수준까지 키우겠다는 장기 목표를 제시한 상태다. 이번 주가 조정은 바로 이 장기 성장 스토리의 핵심 전제, 즉 ‘고성능 AI 칩일수록 더 많은 냉각 인프라가 필요하다’는 시장의 공식을 엔비디아가 뒤흔들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단기 공포 vs 중장기 모멘텀, 투자자들의 셈법
그럼에도 일부 기관투자가와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급락을 ‘과도한 반응’으로 해석하며 매수 의견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한 증권사는 모딘에 대해 목표주가 200달러를 제시하며 매수 의견을 재확인했고, 6일 공개된 공시에서는 올스프링 글로벌 인베스트먼츠가 모딘 지분을 13% 이상 늘려 1,251만달러(약 175억원) 규모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I 인프라 확대와 전기차·열관리 수요 등 구조적 성장 요인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판단이다.
결국 시장의 초점은 ‘엔비디아식 냉각 효율화’가 기존 수랭·공랭 시스템 수요를 얼마나 빠르게 잠식할지, 그리고 모딘이 기술·포트폴리오 전환 속도를 얼마나 따라잡을 수 있을지에 맞춰지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엔비디아 한마디에 출렁이는 변동성이 불가피해졌지만, 중장기적으로 모딘이 데이터센터 냉각 패러다임 변화의 리스크를 흡수하며 다시 성장 궤도로 복귀할 수 있을지가 이번 급락 이후 투자자들이 지켜볼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