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강화 속 10% 급등한 로블록스, 투자심리는 왜 돌아섰나
게임 플랫폼 기업 로블록스(ROBLOX CORPORATION: RBLX) 주가가 13일 뉴욕증시에서 장중 한때 10% 이상 급등하며 84.77달러를 기록했다. 최근 한 달간 80달러 안팎에서 박스권을 형성하던 주가가 하루 만에 시가총액 약 65억달러(약 9조4천억원)를 불려놓은 것이다. TD 코웬, JP모간, 웰스파고 등 주요 증권사의 연이은 목표가 하향과 성장 둔화 우려로 눌려 있던 종목에 다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변동성이 큰 성장주 특유의 ‘뉴스 역행 랠리’가 연출됐다는 평가다.
직접적인 촉매는 모건스탠리와 일부 매크로 분석 기관이 제시한 장기 성장 스토리 재확인이다. 모건스탠리는 이날 리포트에서 로블록스 목표주가를 170달러에서 155달러로 낮추면서도 투자의견 ‘비중 확대’를 유지했고, 현재가 대비 80% 이상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고 제시했다. AI·GPU 인프라 투자 수익성이 확인되는 인터넷 섹터가 2026년에도 재평가될 것이란 전망 속에서, 로블록스를 메타버스·UGC 플랫폼 대표 수혜주로 재차 지목한 것이다. 반면 단기적으로는 JP모간과 TD 코웬이 연초 잇따라 보고서를 통해 2025년 연말 이후 체류 시간 증가율 둔화, 러시아 서비스 중단, 얼굴 인식 기반 연령 확인 도입에 따른 활동성 일시 위축 가능성을 경고하며 보수적인 눈높이를 제시한 상태다.
SEC 공시상으로는 창업자 데이비드 바즈키 최고경영자(CEO)가 이달 7일 10b5-1 계획에 따라 일부 지분을 매도하고, 자선단체 및 패밀리 재단에 주식을 증여한 사실이 확인됐다. 사전에 설정된 자동 매매 계획에 따른 거래라는 점이 명시됐지만, 연초 주가 조정 국면과 맞물리며 단기 수급 불안 요인으로 해석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회사는 1월 12일 공시를 통해 오는 2월 5일 2025년 4분기 및 연간 실적 발표 일정을 확정하고, 투자자 대상 콘퍼런스콜 계획을 공개하며 시장과의 소통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투자자들은 연말연시 바이럴 히트 작품 효과가 정점에서 꺾였음에도 연간 20% 안팎의 예약 매출 성장 목표를 유지할 수 있는지에 주목하고 있다.
로블록스는 전 세계 이용자가 직접 게임과 경험을 만들고 즐기는 UGC 기반 메타버스 플랫폼을 운영한다. ‘Grow a Garden’과 ‘Steal a Brainrot’ 같은 인기 타이틀이 2025년 사상 최대 동시 접속자 수를 연이어 경신하며, 플랫폼 전체 트래픽과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다만 2025년 말부터 이들 게임의 열기가 다소 식고, 2026년 1월 들어 일일 이용자 성장과 체류 시간 증가율이 둔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시장은 고성장 프리미엄의 재조정 구간에 들어간 상태다.
동시에 로블록스는 플랫폼 신뢰도 강화를 위해 규제 수준에 맞먹는 자율 규제를 도입하고 있다. 이달부터 전 세계 채팅 기능 이용자에게 얼굴 인식 기반 연령 확인 절차를 의무화하는 등 아동·청소년 보호를 위한 안전 장치를 대폭 강화했다. 성인 콘텐츠 차단, 부모용 관리 도구 확대와 함께 공격적인 성장 대신 ‘안전한 성장’ 기조를 택한 셈이다. 이 같은 변화는 단기 이용자 지표에는 부담이 될 수 있지만, 규제 리스크를 줄이고 브랜드 가치를 높여 중장기 밸류에이션에 긍정적일 것이란 평가와, 핵심 이용층 활동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팽팽히 맞서는 구도다. 이번 10% 급등은 그 갈림길에서 시장이 일단 ‘긴 안목의 성장 스토리’에 다시 한 번 베팅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