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핵심위원, 2천만 원까지 ‘알파벳’ 매수… 빅테크 투자 논란 불씨 되나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소속인 클리오 필즈 의원이 3월 16일 알파벳(Alphabet Inc.: GOOG) 주식을 미화 1,001~1만5,000달러, 한화 약 130만~2,000만 원 규모로 매수한 사실이 4월 7일자 공시에서 확인됐다. 이번 거래는 증권·거래소 감독을 담당하는 상임위 핵심 의원이 시가총액 3조8,000억 달러 수준의 초대형 기술주에 개인 자금을 투자한 사례라는 점에서 이해충돌 논란의 소지가 있다.

필즈는 루이지애나 6선거구를 대표하는 민주당 하원의원으로,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와 자본시장·금융기관·감독조사 소위원회에서 활동하며 은행·보험·증권·거래소 및 SEC 감독 전반을 다루고 있다. 그는 신용평가 모델의 공정성을 조사하는 법안과, ‘적격투자자’ 요건을 완화해 더 많은 개인이 사모시장과 고위험·고수익 자산에 접근할 수 있게 하는 ‘모든 투자자를 위한 평등기회법’ 등을 발의·공동발의하며 자본시장 접근성 확대를 핵심 의제로 내세우고 있다. 이런 입법 이력 때문에, 그가 직접 개별 종목에 투자하는 행위가 “시장 규칙을 만드는 사람과 그 규칙의 수혜자가 겹친다”는 비판을 부를 여지가 크다.
알파벳은 구글 검색과 유튜브를 기반으로 하는 온라인 광고, 클라우드, AI 플랫폼을 주력으로 하는 미국 빅테크 기업으로, 2025년 이후 생성형 AI와 클라우드 매출 가속으로 4조 달러를 웃도는 기업가치를 형성해 왔다. 주가는 필즈 의원의 매수일인 3월 16일 기준 주당 305달러 안팎에서 형성됐고, 4월 8일에는 장중 319.39달러, 종가 314.74달러까지 올라 몇 주 사이에 수%대의 수익 구간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알파벳 주가를 밀어 올린 재료로는 브로드컴·앤스로픽과의 장기 AI 칩 공급 협력, 100여 개국으로 확대된 구글 파이낸스의 AI 기반 개편, 물류 드론 사업 ‘윙’의 도어대시와 공동 확장 등 AI·클라우드 중심 성장 스토리가 꼽힌다.
문제는 금액의 크기보다 ‘누가’ 거래했는가에 대한 정치적 파장이다. 필즈가 속한 금융서비스위는 알파벳과 같은 상장사의 공시·거버넌스·자본조달 환경을 좌우하는 증권·거래소 규제의 입법과 감독 기능을 갖는다. 동시에 워싱턴에서는 여야가 함께 의원·가족의 개별 주식 보유와 거래를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고, 여론조사에서도 유권자 다수가 의회 주식거래 전면 금지를 지지하는 등 정치권의 ‘주식 손 떼기’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 규제의 한복판에 있는 의원이 빅테크 개별주를 매수한 사실이 공개되면서, 법 위반 여부와 무관하게 “정보 비대칭과 이해충돌을 키운다”는 비판과 함께 추가 규제 논의의 불쏘시개가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