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AI 인프라 주 담은 미 하원 에너지위원, 1년 넘게 늦게 신고된 매수 거래
미 하원 에너지·상업위원회 소속 공화당 팀 월버그 의원이 2025년 2월 엑손모빌(Exxon Mobil Corporation: XOM)과 이튼(Eaton Corporation: ETN) 등 에너지·산업 인프라 대표주를 각각 1만5001~5만달러, 한화로 약 2천만~7천만 원대 규모로 매수한 사실이 2026년 6월 3일 뒤늦게 공시됐다. 같은 날 애플, 보잉, 대형 은행주 등 여러 종목을 함께 사들인 가운데, 에너지·전력 정책을 다루는 상임위 소속 의원이 관련 업종 대형주를 보유하는 것은 이해충돌 논란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엑손모빌(XOM)은 세계 최대 석유·가스 메이저 중 하나로, 고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앞세운 ‘주주환원주’로 재평가받으며 작년 중반 100달러 안팎에서 올해 6월 초 150달러대 초반까지 올라 40% 이상 상승했다. 최근 분기 실적에서 엑손모빌은 여전히 막대한 현금흐름으로 연간 170억달러(약 25조 원) 규모의 배당을 3배 이상 커버하는 등 재무 여력을 과시했지만, 주가는 에너지 섹터 전반의 모멘텀 둔화 속에 고점 부근에서 조정·횡보를 반복하고 있다. 월버그 의원은 바이든 행정부의 신규 시추 제한, 파이프라인 프로젝트 취소 등에 강하게 반대하며 화석연료 생산 확대와 규제 완화를 주장해 온 인물로, 그가 에너지 시장과 환경 규제에 직접 영향력을 행사하는 위치에서 엑손모빌 주식을 보유하는 것은 정책 결정의 공정성에 대한 의문을 낳는다.
이튼(ETN)은 전력관리·산업 자동화, 항공·데이터센터용 전력장비를 공급하는 ‘지능형 전력관리’ 기업으로, 전력망 투자와 AI 데이터센터 설비 붐의 수혜 기대 속에 2025년 2월 7일 약 313달러에서 2026년 6월 4일 355달러 수준까지 올라 1년여 새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했다. 회사는 2025년 4분기와 2026년 1분기 연속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내고, 2026년 2월 배당을 6% 인상했으며, 95억달러(약 13조 원) 규모의 냉각 솔루션 업체 보이드 서멀 인수 등으로 AI 데이터센터와 항공·방산 쪽 노출을 키우고 있다. 이튼의 사업 영역 상당 부분이 전력망·에너지 효율, 첨단 제조·통신 인프라와 맞물려 있어, 관련 규제와 산업 정책을 다루는 하원 에너지·상업위원회의 입법·감독 방향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에서 월버그 의원의 투자 보유는 미묘한 시선을 피하기 어렵다.
문제는 시점이다. 이번 거래는 2025년 2월 7일에 이뤄졌지만, 의회 서기국에 제출된 공시는 2026년 6월 3일자로, 법상 45일 이내 신고를 의무화한 STOCK법을 1년 이상 넘겨 사실상 ‘늑장 신고’가 된 것이다. 현재 의회 안팎에선 의원·가족의 개별 종목 투자를 전면 금지하거나 신탁에 넣도록 하는 ‘의원 주식거래 금지법’ 논의가 이어지는 만큼, 에너지·전력 정책을 쥔 상임위 의원이 관련 업종 대표주를 비교적 큰 규모(각 최대 5만달러, 약 7천만 원)로 사고도 뒤늦게 공개한 이번 사례는 이해충돌과 규제 실효성, 대중 신뢰 회복을 둘러싼 논쟁에 기름을 부을 가능성이 크다.